인지를 납부하지 않거나 부족하게 납부한 경우, 재판장은 당사자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흠을 보정하도록 명하게 됩니다. 이러한 인지 보정은 소송의 진행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특히 인지를 유효하게 보정할 수 있는 시점이 언제까지인지는 실무상 매우 중요한 쟁점입니다.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2021마6542)을 통해 인지 보정의 유효 시점에 관한 법리가 명확히 정립되었습니다.
1. 인지 제도의 의의와 법적 근거
가. 인지 제도의 의의
인지 제도는 소송비용의 일부를 당사자에게 부담시킴으로써 남소를 방지하고 사법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도모하는 한편, 국가의 재정수입을 확보하는 기능을 합니다.
나. 인지 보정의 법적 근거
인지 보정에 관한 법적 근거는 민사소송법 제254조(소장 심사), 제399조(항소장 심사), 제425조(상고장 심사) 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399조 제1항 항소장이 제397조 제2항의 규정에 어긋난 경우와 항소장에 법률의 규정에 따른 인지를 붙이지 아니한 경우에는 원심재판장은 항소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기간 이내에 흠을 보정하도록 명하여야 한다.
2. 인지 보정의 유효 시점에 관한 판례의 입장
가. 종전 판례의 입장
인지 보정의 유효 시점에 관하여 대법원은 오랫동안 "인지보정명령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항소장각하명령이 성립한 시점 후에는 항소인이 인지를 보정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각하명령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대법원 1968. 7. 29. 자 68사49 전원합의체 결정 등).
그러나 대법원 2018. 11. 16. 자 2018마5882 결정에서는 "인지 등 보정명령 불이행에 따른 재항고장각하명령의 송달 전에 인지 등의 보정이 이루어진 경우 재항고장각하명령에 대한 즉시항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여 그 각하명령을 취소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여 기존 입장과 다소 차이를 보였습니다.
나. 대법원 2025. 7. 24. 자 2021마6542 전원합의체 결정의 입장
대법원은 2025. 7. 24. 자 2021마6542 전원합의체 결정을 통해 인지 보정의 유효 시점에 관한 법리를 명확히 하고, 기존 2018마5882 결정을 변경하였습니다.
대법원 2025. 7. 24. 자 2021마6542 전원합의체 결정 "항소인이 원심재판장이 정한 기간 이내에 인지를 보정하지 아니하여 원심재판장이 항소장을 각하하는 명령을 발하였다면 이는 위 규정에 따른 조치로서 적법하다. 여기서 명령을 발한 때는 명령이 적법하게 성립한 때를 말하고, 전자문서로 작성된 결정이나 명령은 법관이 사법전자서명을 완료한 때 성립한다. 결정이나 명령이 일단 성립하면 취소 또는 변경을 허용하는 별도의 규정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 스스로 이를 취소·변경할 수 없는 구속력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인지보정명령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항소장각하명령이 성립한 시점 후에는 항소인이 인지를 보정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각하명령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3. 인지 보정의 유효 시점에 관한 법리 분석
가. 항소장각하명령 성립 시점의 의미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에 따르면, 인지 보정의 유효 시점은 항소장각하명령의 '성립 시점'까지입니다. 여기서 '성립 시점'이란 법관이 항소장각하명령에 대한 사법전자서명을 완료한 때를 의미합니다. 이는 항소장각하명령이 법원 내부적으로 완성된 시점을 의미하며, 당사자에게 송달되는 시점과는 구별됩니다.
나. 항소장각하명령 성립 후 인지 보정의 효력
항소장각하명령이 성립한 후에 인지를 보정하더라도 이미 적법하게 성립한 항소장각하명령의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습니다. 이는 민사소송법 제399조의 문언과 입법 취지에 따른 것으로, 항소인이 원심재판장이 정한 기간 내에 인지를 보정하지 않은 경우 원심재판장은 '명령으로 항소장을 각하하여야 한다'는 의무규정에 근거합니다.
다. 소송구조 신청과 인지 보정의 관계
소송구조 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인지첩부의무의 발생이 저지됩니다.
대법원 2008. 6. 2. 선고 2007무77 결정 "소송구조신청이 있는 경우 인지첩부의무의 발생이 저지된다는 것은 소송구조신청을 기각하는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인지첩부의무의 이행이 정지 또는 유예되는 것을 의미하고, 소송구조신청이 있었다고 하여 종전에 이루어진 인지보정명령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볼 근거는 없으므로, 종전의 인지보정명령에 따른 보정기간 중에 제기된 소송구조신청에 대하여 기각결정이 확정되면 재판장으로서는 다시 인지보정명령을 할 필요는 없지만 종전의 인지보정명령에 따른 보정기간 전체가 다시 진행되어 그 기간이 경과한 때에 비로소 소장 등에 대한 각하명령을 할 수 있다."